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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순간포착]웃음+눈물=행복···“여선교사라 행복해요”

3박4일간 2024 세계 한인 여선교사 영성수련회가 열리고 있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호텔 콘퍼런스홀. 무대 무대 좌우에 ‘나의 사랑 너는 어여쁘고 참 귀하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3박4일간 2024 세계 한인 여선교사 영성수련회가 열리고 있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한 호텔 콘퍼런스홀. 무대 무대 좌우에 ‘나의 사랑 너는 어여쁘고 참 귀하다’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이 걸려 있다.
DNA미니스트리(대표 김은호 목사)와 함께 하는 2024 세계 한인 여선교사 영성수련회가 16일(현지시간)부터 3박 4일간의 일정으로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고 있다. 주집회가 열리는 콘퍼런스홀 무대 좌우엔 대형 현수막 2개가 걸려 있다. ‘나의 사랑 너는 어여쁘고 참 귀하다.’ 현수막에 적힌 문구가 이곳에 모인 42개국 120여명의 여선교사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현장엔 문구 그대로의 모습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억척스럽게 고된 사역 현장을 지키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족히 수십년 전 흘려보냈을 소녀 같은 모습을 끌어올리기 충분한 시간들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는 속담을 비웃듯 늘 자기 손으로 제 머리를 투박하게 자르던 모습 대신 헤어 살롱을 찾아 시시콜콜한 수다를 나누며 머리 손질을 받는 이들에게선 함박웃음이 떠나질 않는다. 우아하게 앉아 전문가에게 눈썹 문신 시술을 맡기는 선교사들의 얼굴엔 평온이 찾아왔다.

옆 공간에 마련된 포토 스튜디오에선 포토그래퍼의 리드에 따라 포즈를 취해보고 조명이 터질 때마다 미소가 터져 나왔다. 익숙하지 않음과 오롯이 주인공이 된 자신의 모습이 만나 묘한 행복으로 배어나온 미소였다.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문화예술 공연 시간도 준비됐다. 복서출신으로 세계가 인정하는 드라마틱한 테너로 우뚝 선 조용갑 테너의 찬양 콘서트 때는 현장 전체가 들썩였다. 흥겨운 이탈리아곡 볼라레(Volare·날아올라)에 한국어 가사를 붙여 ‘힘들고 지치고 어렵지만 희망을 갖자’고 노래를 부를 땐 너나 할 것 없이 여선교사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무대에서 함께 춤을 췄다. 그는 자신의 굴곡진 삶을 ‘오 솔레 미오(O Sole Mio)’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찬양 ‘너는 내 것이라’ 등의 레퍼토리와 연결하며 희망과 비전의 메시지를 전했다.

“저를 보십시오. 머리가 크고 키도 작고 팔도 짧습니다. 그런데도 한국 복서 랭킹 7위에 올랐습니다. 그토록 단점이라고만 생각했던 것들이 오페라를 하면서 장점으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사역지뿐 아니라 인생에 비바람이 불어도 고난과 역경이 있기에 인생은 더 가치 있는 것일 겁니다. 노랫말처럼 분명 폭풍우가 지난 후에 더욱 찬란하게 빛이 날겁니다. 찬란하게 빛내 줄 하나님의 손을 붙드십시오.”

말로 다 표현 못할 선교 현장의 고충들을 공감의 언어로 풀어내는 이들도 있다. 세상이 부러워할만 한 보장된 미래를 내려놓고 에티오피아와 남수단을 오가며 보건의료 체계를 세워가고 있는 김태훈 선교사(사진)와 아내 김희연 선교사다.

아내의 간증에 이어 무대에 올라온 김태훈 선교사는 원인도 모른 채 파킨슨병을 앓으며 하나님의 충성된 종으로 생을 이어가는 여정을 담담히 풀어냈다. 그가 참석자들에게 기도제목을 꺼내놓으며 함께 기도하는 동안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하나님. 사역 현장에서 욱여쌈을 당하고 억울한 일을 당할지라도 주님의 계획하심을 잊지 않게 하옵소서. 무익한 종이라고 고백하는 우리들을 써 주소서. 남의 갈증을 면하게 하면 우리의 갈증도 면하게 하리라는 말씀처럼 우리 삶을 드릴 때 은혜와 지혜를 공급해주옵소서.”

DNA미니스트리의 주요 사역은 다음세대와 3040 차세대 목회자, 열방의 선교사에게 다니엘의 영적 DNA를 이식해 비전과 성령의 사람으로 성장 동력화하는 것이다. 이번 수련회의 주제가 ‘생명의 물에 잠기라’(겔 47:6:10)인 것 또한 지속적인 사역 동력을 회복을 통해 얻기 위함이다.

김은호 목사는 “성경 속 ‘생명의 물에 잠기라’는 말은 내 힘과 내 능력이 아닌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성령께서 주신 힘으로 우리 앞에 맡겨진 사역을 감당하자는 것”이라며 “주님을 뜨겁게 사랑하며 선교지로 향했던 결단을 기억하며 첫 사랑을 회복하는 시간이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스탄불(튀르키예)=글·사진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20534002&code=61221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