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한계를 뛰어넘는 인공지능(AI)이 창조되는 시대, 목회 패러다임을 고민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레너드 스위트 미국 드루대학교 석좌교수는 “창세기 1~3장 창조의 이야기가 우리의 직무기술서”라고 말했다. 1일 서울 오륜교회에서 열린 2024 국민미션포럼 오후 오픈 세션 세미나에선 미디어·다음세대·선교적교회·공간혁신·지역교회 부흥전략 등 한국교회 5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1200여명이 각기 흩어져 보다 실질적인 내년도 목회전략을 논의했다.
스위트 교수의 오전 기조 강연은 ‘마라나타’로 시작했다. 성경의 마지막 요한계시록 막바지에 나오는 아람어로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란 뜻이다. 스위트 교수는 “2000년 전 시작한 교회의 생일은 이제 세 번째 새천년에 들어간다”면서 “실리콘이 스피릿(영성)을 만나고, 하나님의 선물인 지능이 AI를 통해 창조되는 시대”라고 정의했다. 그는 “AI가 인간의 지능을 그대로 복제하고 뛰어넘게 됐을 때 무엇을 의미하는지 경각심을 가지고 신학적 의미를 고찰할 때”라고 덧붙였다.
스위트 교수는 “우리의 구원이 (AI를 만들어내는) 실리콘밸리에 달려 있는 건 아니란 걸 자각하고 우리의 출생이 비옥한 토양에서 시작한 걸 다시 기억하자”면서 창세기 1~3장을 제시했다. 천지창조, 아담에 생기를 불어넣고 돕는 배필 만들기, 동산을 일구고 경작하라는 말씀을 떠올리며 스위트 교수는 “창세기는 궁극의 오픈소스 코드, 우리를 위협하고 인성을 박탈하려는 AI에 맞서는 직무기술서”라고 강조했다.
스위트 교수는 AI 시대를 헤쳐 나가는 나침반으로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서사를 끌어안으라’고 말했다. 성경 속 3만1102절을 파편화된 구절이 아니라 완성된 퍼즐, 거대한 스토리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창조 타락 구원의 대서사시를 이해하란 뜻이다. 그는 이어 머릿속 이야기를 시각화하기, 삶을 다해 성경의 이야기를 신뢰하기, 이야기를 비판하기 전에 기뻐하고 상찬(칭찬)하기, 말씀을 살아있는 유기체로 대하기, 각자 개개인이 구약과 신약에 이은 제3의 퍼즐을 맞추는 세 번째 이야기가 돼야 함을 강조했다.
오후에 열린 2024 국민미션포럼 목회전략 콘퍼런스에선 다섯 번째 세션 ‘급변하는 지역교회 부흥전략’에 신청자가 몰려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부흥에 대한 열망을 반영했다.
정병인 전남 영암 삼호우리교회 목사가 지역밀착형 복지사역을 통해 지역을 감동시키고 교회를 성장시킨 이야기를 풀어냈다. 노규석 온누리M센터 목사는 이주민 다문화 선교를 주제로 발표하면서 이주민 선교의 세 가지 핵심요소로 예배·공동체·팀 사역을 꼽았다.
‘시대에 맞는 미디어 사역’을 강의한 CGN 퐁당제작본부장인 임영광 목사는 교회 미디어가 수용자 중심이어야 하며 감각의 확장이 목적이기 때문에 미디어가 곧 사람이고, 통합적으로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다음세대 사역 관련 꿈이있는미래 부소장인 백상원 목사가 원포인트 통합교육을 설명했고, DNA미니스트리 총괄디렉터인 주성하 목사는 다니엘 프로젝트를 전했다. 주 목사는 “21일 동안 거룩한 습관을 겸비해 다니엘의 영적 DNA를 가슴에 품고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세우는 프로젝트”라고 전했다.
전통적 교회에서 선교적 교회로의 전환과 관련, 안광복 청주 상당교회 목사는 선교적 교회론을 강의하며 예배와 양육, 돌봄과 교제, 나눔과 섬김을 주축으로 진행한 상당교회의 사례를 전했다. 임병선 용인제일교회 목사는 전통 교회의 공간을 혁신해 이웃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거듭난 사례를 공유했다.
교회 건축 및 공간 혁신 역시 별도 영역으로 세미나가 진행됐다. 양민수 아벨건축사사무소 대표가 건축의 사유 및 공간의 특질에 관해, 김태현 tBD건축사사무소 대표가 교회 건축의 진화에 대해 강연하고 질의응답을 나눴다.
우성규 최경식 조승현 기자 mainport@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1727766038